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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과 자존심의 맞대결, 밀란 더비(데르비 델라 마돈니나)

by Mood Log 2025. 9. 6.
전통과 자존심의 맞대결, 밀란 더비(데르비 델라 마돈니나)


안녕하세요. 관심사를 공유하는 무드로그입니다.
이번엔 이탈리아 세리아A의 최고의 더비
밀란더비에 대해 설명하고자 합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시고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밀란 더비의 기원과 역사적 의미


밀란 더비(Derby della Madonnina)는 이탈리아 세리에 A에서 AC 밀란과 인터 밀란이 맞붙는 경기를 가리키는 명칭이다. ‘마돈니나’라는 이름은 밀라노 대성당 꼭대기에 세워진 성모 마리아 황금 동상에서 유래했는데, 이는 두 구단 모두 밀라노라는 같은 도시를 공유한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다른 지역 더비와 달리 같은 경기장, 즉 산 시로(주세페 메아차 스타디움)를 홈구장으로 공유한다는 독특한 특징 덕분에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이 라이벌전의 기원은 19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AC 밀란 내부에서 외국인 선수 영입 문제를 두고 갈등이 발생했는데, 이를 계기로 분리되어 탄생한 구단이 바로 인터 밀란이었다. 때문에 두 팀의 관계는 출발부터 첨예한 대립 구도를 지녔다. AC 밀란은 노동자 계층과 서민층의 상징으로, 인터 밀란은 비교적 부유층과 중산층을 대표하는 이미지가 형성되면서 이념적·사회적 갈등 구조가 더비의 긴장감을 배가시켰다. 물론 시간이 흐르면서 계층적 구분은 희미해졌지만, 당시의 역사적 맥락은 여전히 ‘밀란 더비’를 단순한 축구 경기 이상으로 만들었다.

불꽃 튀는 경쟁과 명승부의 역사


밀란 더비는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수많은 명승부를 만들어냈다. 두 팀 모두 이탈리아뿐 아니라 세계 축구사에 길이 남을 전설적인 구단이기에 맞대결은 언제나 세계적인 관심을 끌어왔다. AC 밀란은 ‘로쏘네리(빨검 군단)’라는 별명답게 투혼과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전통을 가지고 있으며, 인터 밀란은 ‘네라주리(검파 군단)’로 불리며 화려한 전술과 개성을 보여왔다.

특히 2000년대 초반은 밀란 더비의 절정기로 꼽힌다. 안드리 셰브첸코, 말디니, 카카 같은 AC 밀란의 스타들과, 하비에르 사네티, 크리스티안 비에리, 루이스 피구 그리고 이후 주세페 메아차의 후예들로 불린 마테라치와 밀리토 등이 이끈 인터 밀란이 자존심을 건 싸움을 벌였다. 그중에서도 2002~03 UEFA 챔피언스리그 4강에서 같은 경기장에서 치러진 두 번의 맞대결은 전 세계 축구 팬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같은 도시, 같은 홈구장을 공유하는 팀이 유럽 대회 4강에서 만났다는 점은 그야말로 전설적인 사건이었다.

또한 2012년 밀란 더비에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AC 밀란 유니폼을 입고 출전해 활약했던 장면이나, 2023년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서 인터 밀란이 AC 밀란을 꺾고 결승에 진출했던 순간은 팬들의 기억에 깊게 남아 있다. 경기마다 수만 명의 팬들이 경기장을 가득 메우고, 거리에는 빨강-검정과 파랑-검정 깃발이 뒤섞여 도시는 거대한 축제와 전쟁터를 동시에 연상시킨다.

오늘날의 밀란 더비와 세계적 영향력


오늘날 밀란 더비는 단순히 이탈리아 리그의 경기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AC 밀란과 인터 밀란은 모두 세리에 A뿐 아니라 유럽 무대에서도 위상을 자랑하는 명문 구단이다. 두 팀은 각각 7회와 3회의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으며, 이탈리아 축구의 자존심을 지켜왔다. 따라서 두 팀의 맞대결은 언제나 리그 순위뿐 아니라 팀의 명예와 자존심까지 걸린 ‘축구 그 이상’의 무대가 된다.

경제적·문화적 가치 또한 상당하다. 밀란 더비가 열리는 날이면 산 시로 경기장은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으며, 수많은 해외 팬들이 이탈리아를 찾는다. 경기 전후에는 대규모 퍼레이드, 응원 문화, 그리고 치열한 응원전이 펼쳐져 도시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축구 축제가 된다. 또한 밀란 더비는 이탈리아 축구의 부흥을 상징하는 이벤트이기도 하다. 과거 2010년대 중반 세리에 A가 침체기를 겪었을 때도, 밀란 더비만큼은 여전히 세계적인 관심을 끌며 세리에 A의 브랜드 가치를 지탱했다.

최근 몇 년간 두 팀 모두 리빌딩을 거쳐 다시금 유럽 무대에서 경쟁력을 되찾고 있다. AC 밀란은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부활을 알렸고, 인터 밀란은 안정된 전력을 앞세워 유럽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밀란 더비는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며 새로운 세대 팬들에게도 특별한 의미를 주고 있다.

결국 밀란 더비는 단순한 지역 라이벌전이 아니다. 같은 도시를 대표하는 두 구단이 100년 넘게 쌓아온 역사, 선수들의 명승부, 팬들의 열정, 그리고 도시의 정체성까지 담아낸 하나의 거대한 문화 현상이다. 앞으로도 산 시로에서 열릴 매 경기마다, 밀란 더비는 전 세계 축구 팬들에게 다시금 뜨거운 감동과 전율을 선사할 것이다.